미친년이 되는 꿈. 다이어리

꿈을 꿨다.

꿈에서
내가 무시할 수 없는 어떤 사람들이
약간 참담한 혹은 미안해하는 얼굴로 내게 말했다.

"너는...지금부터, 미치게 될거야."
"이제부턴... 네 눈에 보이는 게 진짜 현실은 아닐거야."
"화가 나도 참아야해... 왜냐하면 이제부터 너의 분노는 언제나 정당하지도, 상식적이지도 않을 테니까."

꿈에서 나는
그들의 말을 믿었다.
그들이 어쩐지 전문가 같아 보였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들이 너무나 단호하고 확신있지만 사무적인 친절함을 가지고 그런말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가 미치는 중이라는 걸,
받아들이는 그 순간,
나는 숨이 막혔다.

차라리, 더 빨리, 더 심하게 미쳐서
이런 기분-내가 아직은 미치지 않았다고 느껴지면서도, 머리로는 내가 미쳤다는 걸 받아들이고 있는 순간의 이상한 기분-을 잊고 싶었다.

그리고, 가장 강하게 남은 정서는
외로움이었다.

꿈의 마지막,
나를 무너지게 하고, 엉엉 울게했던 생각은.

'이제부터, 내가 화내면.... 나는 미친년이 되는 거잖아!!"


내가 화낼만한 일이,
실제로는 화낼만한 일이 아닌데,
내가 단지 미쳤기 때문에, 나는 그것들 전부에게 화를 내고 있다는 것.을 알아버린 나는
앞으로는 정당하게 화를 낼 수 없다는 것에 대해 큰 상실감을 느꼈다.

이제부터는 내 판단을 믿어선 안된다는 말이군.
그런다음 뭘 느꼈더라...

해일처럼 덮쳐오는 적막한 외로움, 공포. 그런거.
-아, 나는 미쳤구나. 이제 어쩌지.

그러고 있는데,
그들중 누가 내게 말했다.


"세상이 살기 힘들다고 느껴진다면....  그건, 네가... 미쳤기 때문일거야."
"부당하다고 느껴지는 모든건... 네가 미쳤기 때문이야."
"기억해... 네 눈에만 힘들고, 너한테만 이상한 세상이라는 걸."



-제길... 너무나 현실적인 악몽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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